영화 <더 킹>은 2017년 개봉해 53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흥행을 거둔 작품입니다.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등 화려한 배우 라인업과 함께 한국 사회의 권력 구조를 날카롭게 풍자하며 주목받았죠. 화려한 삶을 좇다 끝내 몰락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권력, 정치, 법조계를 블랙코미디처럼 풀어낸 <더 킹>. 이번 글에서는 영화의 감독과 제작 이야기, 주요 줄거리, 그리고 관객과 평론이 바라본 의미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감독과 제작: 한재림 감독의 사회 풍자극
<더 킹>은 한재림 감독의 작품입니다. 그는 <연애의 목적>, <관상> 등에서 보여준 특유의 인간 심리 해부와 사회적 은유를 이번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한재림 감독은 “이 영화는 결국 권력에 굶주린 평범한 인간들이 어떻게 타락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사회의 검찰 조직, 정치 권력, 언론의 뒤편에서 벌어지는 추악한 야합을 영화적으로 과장해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현실을 더 적나라하게 드러낸 셈이죠. 촬영은 약 8개월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조인성·정우성을 중심으로 한 라인업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큰 화제가 됐습니다. 또 화려하고 감각적인 카메라 워킹, 뮤직비디오처럼 강렬한 편집과 음악 사용은 <더 킹>의 또 다른 특징으로 꼽힙니다.
줄거리: 권력을 향한 질주, 그리고 추락
영화는 1990년대 대전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박태수(조인성) 의 어린 시절로 시작됩니다.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태수는 어릴 때부터 “세상은 힘 있는 놈이 지배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습니다. 그러던 중 유명 정치인 아들이 교통사고를 내도 처벌받지 않는 모습을 보며 ‘힘’의 실체를 목격하게 되죠. 결국 태수는 세상에서 가장 힘 있는 조직이라 믿었던 검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독하게 공부해 서울대 법대에 입학, 사법시험에 합격합니다. 검사가 된 태수는 처음에는 서민적 정의감에 불타며 사건을 처리하지만, 곧 현실의 벽에 부딪힙니다. 정치와 기업, 언론이 검찰과 얽히는 모습을 보며, 그의 마음속에도 점점 욕망이 자라기 시작하죠. 그러다 우연히 만난 검찰 내 실세 한강식(정우성) 과 그의 라인에 합류하면서 태수의 인생은 180도 바뀝니다. 화려한 파티, 비자금, 해외 카지노까지 태수는 권력의 맛에 빠져 점점 더 깊이 빠져듭니다. 마치 신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져 도박 같은 사건을 밀어붙이고, 거침없이 조직을 키워가죠.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녹록지 않습니다. 함께 권력을 탐하던 동료들은 태수를 배신하고, 한강식 역시 위기에 몰리자 태수를 희생양으로 삼습니다. 결국 태수는 모든 것을 잃고 법정에 서게 되며, 그토록 갈망하던 ‘힘’이 얼마나 덧없는 것이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영화는 마지막에 태수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태로 홀로 술을 마시며 흐느끼는 장면으로 끝을 맺습니다. 그 모습은 화려함을 좇다 몰락한 인간 군상의 쓸쓸한 뒷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죠.
리뷰: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블랙코미디
<더 킹>은 개봉 당시부터 “현실보다 더 현실 같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검찰과 정치 권력이 얽힌 구조, 대기업과 언론이 사건을 덮는 모습 등이 관객들에게는 낯설지 않았기 때문이죠. 특히 한재림 감독은 무거운 소재를 지나치게 어둡게만 담지 않았습니다. 빠른 편집과 화려한 음악, 유머러스한 상황 연출로 마치 블랙코미디처럼 풀어내면서도, 영화가 끝난 뒤 묵직한 여운을 남기도록 했죠. 조인성은 태수 역을 맡아 “세상에 발 들인 순간부터 이미 타락이 시작된 인간”을 섬세히 표현했고, 정우성은 한강식 캐릭터를 통해 기름기 넘치는 카리스마를 선보였습니다. 배성우, 류준열 등 조연들의 연기도 탄탄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평론가들은 “<더 킹>은 한국 사회에서 권력의 구조를 가장 세련되게 해부한 영화”라고 평가했고, 관객들은 “속이 다 시원하면서도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더 킹>은 여전히 OTT에서 재생될 때마다 많은 시청자들이 “이건 그냥 영화가 아니다”라며 현실과 겹쳐 보게 만드는 작품으로 회자됩니다.
2025년 현재도 <더 킹>은 넷플릭스, 웨이브 등에서 종종 상위권에 올라옵니다. 마치 권력을 둘러싼 인간 군상의 욕망이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혹시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이번 주말 한 번 감상해 보세요.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 ‘당신이라면 박태수처럼 살 것인가?’ 하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