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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백 (감독, 줄거리, 인물탐색)

by lunapam 2025. 7. 24.

2018년 개봉한 영화 〈미쓰백〉은 학대받는 아이를 구하려는 한 여성의 고군분투를 그린 감정적인 드라마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문제작입니다. 차가운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한 이 영화는 한국 사회의 아동학대 문제를 강력하게 고발하며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이 작품을 연출한 이지원 감독은 여성 서사에 집중하며, 냉정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상처받은 이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미쓰백〉의 감독 소개, 줄거리 요약, 주인공 인물 탐색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감독 이지원: 여성의 삶과 폭력의 경계를 그리다

〈미쓰백〉을 연출한 이지원 감독은 상업 장편영화 데뷔작에서부터 여성 감독으로서의 강한 시선과 사회적 문제의식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영화는 사회의 거울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바탕으로, 특히 소외된 여성과 아동의 목소리에 주목합니다. 이 작품은 아동학대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되었으며, 감독은 감정적 과잉이나 자극적인 연출을 배제한 채 담담하고 직시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이지원 감독은 피해자들을 단순한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주체로 서려는 존재로 그려냅니다. 특히 여성이 여성의 손을 잡아주는 서사 구조는 기존의 남성 중심 구출 서사와는 명확히 다릅니다. 그는 주인공을 통해 상처 입은 자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가능성을 이야기하고자 했으며, 실제로도 많은 여성 관객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냈습니다.

줄거리 요약: 나도 한때는 아이였다

〈미쓰백〉의 주인공 백상아(한지민 분)는 소위 '전과자' 낙인이 찍힌 여성입니다. 어린 시절 부모의 학대와 사회의 냉대 속에서 아무도 자신을 지켜주지 않았던 경험 때문에, 누구와도 쉽게 마음을 나누지 못하고 차가운 껍질을 두른 채 살아갑니다. 자동차 세차장과 마사지숍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늘 경계심으로 가득 차 있으며 ‘불쾌한 여자’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동네에서 추운 날 맨발로 떨고 있는 아이 ‘지은’(김시아 분)를 발견하게 됩니다. 지은은 계모로부터 학대를 받고 있었고, 그 학대는 주변 어른 누구도 관심 갖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상아는 처음엔 본능적으로 아이를 외면하지만, 점점 자신의 과거를 투영하게 되며 지은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보호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상아는 지은에게 다가갈 법적 권한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과 복지기관, 심지어 친모까지 무책임한 현실에 부딪힌 상아는 자신의 손으로라도 아이를 구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이 영화는 백상아와 김지은, 상처 입은 두 인물이 서로를 통해 다시 인간다움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가슴 절절하게 그려냅니다. 특히 후반부, 상아가 지은을 위해 저지르는 감정적 폭발과 행동은 단순한 분노 표출이 아니라, 세상이 보호하지 않은 한 아이를 지키고자 하는 ‘어른’의 책임감으로 묘사됩니다. 〈미쓰백〉은 상아의 내면 변화와 지은의 회복을 통해, 결국 인간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주인공 백상아: 상처와 연민, 그 사이에서 피어난 의지

〈미쓰백〉의 중심에는 배우 한지민이 연기한 백상아가 있습니다. 그녀는 기존의 단아하고 온화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냉소적이고 거칠며 때로는 폭력적인 모습까지 드러내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한지민의 인생 연기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다수의 연기상을 수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백상아는 ‘이상한 여자’도, ‘영웅’도 아닌 현실 속 한 여성입니다. 과거의 상처로 인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지만, 아이를 통해 다시 인간성을 회복하고자 몸부림칩니다. 한지민은 이 복잡한 인물을 과장 없이, 철저히 내면에 집중한 연기력으로 설득력 있게 풀어냅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상아가 아이의 상처를 보며 아무 말 없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입니다. 그 침묵 속에는 상처받은 사람만이 아는 감정의 파도가 있고, 그녀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무언의 저항이 담겨 있습니다. 반면, 지은 역의 김시아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그녀는 겉으로는 말을 아끼지만, 상아에게만은 조금씩 마음을 여는 장면들을 통해 작은 희망과 신뢰의 싹을 보여줍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구원자가 아니라, 서로의 생존을 위한 연대라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미쓰백〉은 가장 취약한 존재를 보호하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자, 한 여성의 성장 서사이기도 합니다. 상처받은 백상아가 더 상처 입은 김지은을 외면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순간, 관객은 ‘진짜 어른이란 무엇인가’를 자문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분노를 기반으로 하지만, 결국 희망과 책임을 이야기합니다. 사회의 침묵 속에서 누군가는 나서야 하며, 그 역할은 거창한 영웅이 아니라 상처를 안고 있는 우리 중 누군가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게 해줍니다.